Page 32 - 정형외과 소식지 384호-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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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하게 보충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검소하고 근신하였기 때문에 유방으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한신 팽월

               영포가 반란을 일으켜 멸족이 된 후에 종종 소하를 의심하였고 한때는 의심이 심해져 구속된 적이 있었으나 곧 오해가 풀려
               구금에서 풀려나게 되었다. 소하는 밭과 집을 살 때 반드시 외딴곳에 마련하였고 집을 지을 때에도 담장을 치지 않았다. 또
               말하기를 ‘후세의 자손이 현명하다면 나의 검소함을 본받을 것이고 현명하지 못하더라도 권세 있는 사람에게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소하는 평소 조참과 서로 용납하지 못하였는데 소하가 병이 났을 때 혜제가 친히 상국의 병세를 보고 기회를 틈타 물었다. ‘그대가
               만일 죽게 된 다음에 누가 그대를 대신할 수 있겠소?’ ‘신하를 아는 사람은 군주만 한 사람이 없습니다.(知臣莫若君:지신막약군)’
               ‘조참은 어떻겠소?’ ‘폐하께서는 적당한 사람을 얻었습니다. 신은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라고 조참을 천거하였다.


    32         曹參(조참)  역시  유방과  같은  고향인  패현사람으로  옥의  하급관리인  獄掾(옥연)이었고  소하는  현에서  위세가  있는

               인사담당관인 主吏(주리)였다. 고조가 패공이 되어 막 거사를 일으켰을 때 조참은 中涓(중연)의 신분으로 그를 따랐다. 그
               후 여러 싸움에서 공을 얻어 진을 멸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고 유방이 한왕이 된 후 장군이 되어 여러 싸움에서 공을 세워
    정
    형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황제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 조참의 공적은 두 제후국과 122개 현을 함락했고 제후왕 2명, 재상 3명,
    외          장군 6명을 사로잡았으며 大莫敖(대막오), 郡守(군수), 司馬(사마), 侯(후), 御史(어사), 각 한 명을 사로잡았다.
    과          제나라의 승상이 되어 유방의 庶(서) 장자 도혜왕을 도와 나라를 다스렸다. 승상이 된 지 9년이 지나자 나라는 안정이 되고
    학
    회          편안해져 대부분 그를 현명한 승상이라고 칭송했다. 혜제 2년 소하가 세상을 떠났다. 조참은 이 소식을 듣고는 사인들에게
    소          행장을 꾸리라고 재촉하며 말했다. ‘나는 입조하여 相國(상국)이 될 것이다.’ 얼마 안 되어 정말로 사자가 조참을 부르러 왔다.
    식
               조참이 떠날 때 자신의 뒤를 잇는 승상에게 부탁하여 말했다. ‘제나라의 감옥과 시장은 간사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소이니,
               그러한 곳에 대해서는 마땅히 신중해야 하며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오.’ 후임 승상이 말했다. ‘국가를 다스리는 일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까?’ 조참이 말했다. ‘그렇지는 않소. 감옥과 시장이라는 곳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곳이오. 만약
               당신이 그곳을 엄중히 처리하지 않는다면 나쁜 사람이 어디에 가서 몸을 의탁하겠소? 나는 이 때문에 이 일을 중요한 것으로

               우선시한 것이오.’
               조참이 아직 벼슬하지 않았을 때는 소하와 사이가 좋았으나 한 사람은 장군이 되고 한 사람은 승상이 되었을 때에 부터는 틈이
               생겼다. 그러나 소하가 죽음을 앞두고 현명하다고 추천한 사람은 오직 조참이었다. 조참은 소하를 대신하여 한나라의 상국이
               되어 모든 일을 바꾸거나 고치는 일이 없이 한결같이 소하가 제정한 법령에 따랐다.(蕭規曹隨:소규조수)

               조참은 각 군이나 제후국의 관리 중에 언사가 질박하고 중후한 長者(장자)를 뽑아 즉시 丞相吏(승상리)에 임명했다. 관리
               중에 야멸차고 명성만 추구하려고 하는 자는 모두 배척하고 쫓아냈다. 조참은 밤낮으로 술을 즐겨 마셨다. 卿大夫(경대부)
               이하의 벼슬아치나 빈객들은 조참이 정사를 돌보지 않는 것을 보고 조참을 찾아 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였다. 그런 사람이
               찾아오면 조참은 항상 그들에게 좋은 술을 내주고는 얼마 후에 무슨 말을 하려하면 다시 그에게 술을 마시게 하여 취하게 한

               뒤 돌려보내 끝내 입 밖에 내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러한 일이 늘 있는 일이었다.
               이런 일이 혜제에게 알려져 혜제가 걱정을 하자 혜제에게 사죄하며 말했다. ‘폐하께서 스스로 살펴보시기에 폐하와 고제 중
               어느 분이 더 성스럽고 영민하십니까?’ ‘짐이 어찌 감히 先帝(선제)를 바라 볼수 있으리오’ ‘폐하께서 신을 보시기에 저와 소하
               중 누가 더 현명합니까?’ ‘그대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소.’ ‘폐하의 말씀이 옳습니다. 또 고제와 소하가 천하를 평정하였고

               법령도 이미 명확해졌습니다. 지금 폐하는 팔짱만 끼고 계시고 저희 대신들도 직책만 지키면서 옛것을 따르기만 하고 바꾸지
               않고 빠진 것만 없도록 하는 것 또한 옳지 않습니까?’ ‘됐소. 이제 그대는 더는 말하지 마시오.’
               조참이 한나라 상국이 되어 3년 만에 죽자 백성들이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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